과연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때론 안 마음먹은대로 인생이
펼쳐지기도 하는게 우리네 삶이다. 살면서 늘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는게 세상만사이기 때문
이다. 내 생에에 있어 위의 제목처럼 생각되는 시절도 있었다. 바론 서른 다섯 살 때였는데
김미경 스피치 강사가 말했던 것처럼 서른 다섯 살 병이 나에게도 일어났던 것이다. 굳이
서른 다섯살 병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있어 가장 우울하던 시절이 그때였다. 왜냐면 전날
집필했던 이보다 더 좋은 시절이 초등학교 시절이었다면 이보다 더 나쁠것도 없지만, 서른
다섯 살때는 흔히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바로 그 시절은 나에게 있어 희비가
교차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이 지나간 과거형이었다면 서른 다섯 살때는 당시의 현재형이자 앞으로도 쭈욱
지속될 수있는 미래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앞서 개재한 바와 같이 나는 시민기자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당시 나는 시민기자를 거쳐 정식기자로 임명(!)되면서 나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잠시나마 망각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나는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다보니 두드린 직장마다 승인받지 못했다. 취재기자도 아닌 고정연재
형식으로 기고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승인받지 못한 셈이다. 이같은 사연을 책으로 집필
하기도 했는데 3년 후에 유일한 계약출판이자 내 생애 첫 번째 저서인 <에덴 장애인 복지론>을
출간하였다. 결국 신학교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직업을 소개받았는데 그 재단의 이사장님께서 내
이력서를 보시고 청탁하셔서 쓴 책이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고 할 수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2
주 정도 직업훈련만 받고 퇴사했다. 이후 집필활동에 몰두하면서 저서를 출간할 수 있었다. 그 전
에는 유서를 집필할 만큼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던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위의 제목처럼 말할 수 있던 날이 몇 번이나 될까
싶다. 그때가 구한말이었는지 조선시대 전체를 말하는건지, 삼국시대였는지 각자마다 다를 수있다.
그러니까 어느시대에 태어난 시대가 재수 드럽게 없는 세대인지 물으면 모 일간지에서는 1580년
생이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평한 바 있다. 어림잡아 1580년대에 태어나 1670년까지 살았던 사람들
일거라 짐작한다. 아마도 그때 태어난 사람은 10대에 임진왜란, 20대에는 임해, 순화군의 행패, 30
대에는 인조반정 및 정묘호란, 40대에는 병자호란, 50대에는 소현세자의 죽음, 60대에는 북벌전쟁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태평한 날이 없었을거라 사료된다. 말년에는 경신대기근으로 인해 고통스럽게
임종을 맞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시대에 비하면 지금 살고 잇는 이 시대가 너무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좋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게 정신적으로나 마음으로나 건강해지는 일임을
명심하자.